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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도르가의 옷 만드는 수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활동

📑 목차

    사도행전 9장 도르가(다비다)의 옷 만드는 수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활동을 통해 여제자로 소개된 도르가의 정체성에 대해 알아봅니다. 도르가가 보여 준 사도행전에서 말하고자 하는 경제 신학에 대해 살펴봅니다.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도르가의 옷 만드는 수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활동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도르가의 옷 만드는 수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활동 사도행전 9장에 등장하는 도르가(다비다)는 초대 교회 안에서 경제활동과 신앙 및 공동체 돌봄이 어떻게 하나로 결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매우 중요한 인물입니다. 그녀는 설교자도 아니었고 순회 선교사도 아니었지만, 자신의 노동과 기술을 통해 복음 공동체의 생존과 존엄을 실제로 지탱한 인물이었습니다.

    1. 여제자로 소개된 도르가의 정체성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도르가의 옷 만드는 수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활동 도르가에 대해서 사도행전 9장 36절은 "그런데 욥바 다비다라는 여제자가 있었다. 그 이름은 그리스 말로 번역하면 도르가인데, 이 여자는 착한 일과 구제사업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새번역) 라고 기록합니다. 도르가를 욥바에 다비다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여제자'로 분명하게 드러내어 알려줍니다. 사도행전의 저자 누가는 이도르가를 '여제자'로 소개하면서 성별과 역할을 동시에 강조합니다. 여기서 '여제자'로 번역된 헬라어는 μαθήτρια(mathētria, 마데트리아)인데 신약성경 전체에서도 매우 드물게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이것은 도르가가 단순히 교회 주변부에서 선행을 베푼 인물이 아니라, 예수를 따르는 제자 공동체의 핵심 구성원이었음을 의미합니다. 누가는 도르가의 신앙을 교리적 고백이나 설교 활동으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그대신 그녀의 삶의 방식이었던 선행과 자선을 통해 제자됨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사도행전이 제자도를 이해하는 중요한 관점을 보여 줍니다. 여기서 전달하고자 하는 '제자'는 반드시 말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삶 전체로 복음을 구현하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2. 수공업 노동으로 이루어진 도르가의 경제활동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도르가의 옷 만드는 수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활동 사도행전 9장 39절은 "그래서 베드로는 일어나서, 심부름꾼과 함께 갔다. 베드로가 그 곳에 이르니, 사람들이 그를 다락방으로 데리고 올라갔다. 과부들이 모두 베드로 곁에 서서 울며, 도르가가 그들과 함께 지낼 때에 만들어 둔 속옷과 겉옷을 다 내보여 주었다. "(새번역)라고 기록하는데 여기서  도르가의 구체적인 경제활동을 보여 줍니다. 39절 내용을 보면 도르가가 죽었을 때 사람들은 베드로를 불렀습니다. 이때 사람들은 도르가의 죽음으로 애통하여 울면서 살아있을 때 만들었던 속옷과 겉옷을 베드로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여기서 언급된 속옷은 헬라어로 χιτών(chitōn, 키톤) 입니다. 겉옷은 헬라어로 ἱμάτιον(himation, 히마티온) 입니다. 속옷과 겉옷은 고대 사회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값비싼 생활 필수품이었습니다. 의복은 대량 생산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실을 잣고, 천을 짜고, 바느질하는 전 과정이 숙련된 노동을 요구했습니다.

     

    따라서 도르가의 사역은 단순한 재능기부나 취미 활동이 아니라, 분명한 수공업 기반 경제활동이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노동력을 통해 실질적 가치를 생산했고, 그 결과물은 공동체 안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인 과부들의 생존을 지탱하는 자원이 되었습니다. 이 장면은 초대 교회 안에서 노동이 신앙과 분리되지 않았음을 분명하게 보여 줍니다. 도르가의 손에서 만들어진 옷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공동체를 살리는 경제적 도구이자 신앙의 표현이었습니다.

    3. 과부 공동체와 연결된 도르가의 지속 가능한 돌봄 경제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도르가의 옷 만드는 수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활동 도르가의 경제활동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요소는 그녀의 사역 대상입니다. 사도행전 9장 39절과 41절에는 반복적으로 과부들이 등장합니다. 사도행전 9장 39절 내용을 살펴보면 도르가가 살아있을 때 속옷과 겉옷을 만드는 일을 일회성으로만 했던 것이 아니라 과부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음을 보여 줍니다. 사도행전 9장 39절을 헬라어 원문(NA28 기준)에는 "καὶ παρέστησαν αὐτῷ πᾶσαι αἱ χῆραι κλαίουσαι καὶ ἐπιδεικνύμεναι χιτῶνας καὶ ἱμάτια, ὅσα ἐποίει μετ’ αὐτῶν οὖσα ἡ Δορκάς" 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밑줄 그어진 ἐποίει는 동사 ποιέω(poieō, 포이에오, “만들다·행하다”)의 미완료 과거 능동 직설법 3인칭 단수 형태입니다. 헬라어에서 미완료 과거(imperfect tense)는 단순히 '과거에 했다' 가 아니라 과거의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습관적 행위를 표현할 때 사용됩니다. 다시 말하면 ἐποίησεν(aorist, 단순과거)이었다면 "도르가가 한 번 만들었다”라는 의미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헬라어 성경 본문은 분명히 ἐποίει 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문법적으로 도르가는 과거의 어느 한 시점에서만 옷을 만든 행위로 그친 것이 아니라 그녀가 살아 있는 동안 계속해서 반복적으로 습관적으로 속옷과 겉옷을 만들고 있었음을 나타냅니다. 따라서 도르가의 활동은 일회성 구호 행위가 아니라 지속적 수공업 노동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대 사회에서 과부는 가장 취약한 경제적 위치에 놓인 계층이었습니다. 남성 중심의 노동 구조 속에서 과부는 생계 수단을 상실하기 쉬웠고, 가족 보호망 밖으로 밀려나기 쉬웠습니다. 도르가는 과부들에 대한 구조적 취약점을 개인적 연민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노동과 생산을 통해 대응했습니다.

     

    신약학자 벤 위더링턴 3세(Ben Witherington III)는 자신의 저서 『The Acts of the Apostles』에서 도르가를 '초기 기독교 공동체 안에서 노동 기반 사회적 안전망을 형성한 인물'로 평가합니다. 그는 도르가의 활동이 단순한 자선이 아니라, 공동체 경제의 중요한 축을 이루었다고 설명합니다. 도르가의 사역은 오늘날로 말하면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적 돌봄 모델과 유사한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기술을 통해 재화를 생산하고, 그 재화가 공동체 안에서 순환되도록 함으로써 약자를 보호했습니다.

    4. 도르가의 죽음으로 찾아 온 공동체 내의 위기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도르가의 옷 만드는 수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활동 사도행전 9장 38절은 "룻다 욥바에서 가까운 곳이다. 제자들이 베드로 룻다에 있다는 말을 듣고, 두 사람을 그에게로 보내서, 지체하지 말고 와 달라고 간청하였다."(새번역)라고 기록합니다. 여기서  도르가의 죽음 이후 공동체의 민첩한 반응에 대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자들은 베드로가 룻다에 있다는 말을 듣고 두 사람을 그에게 보내어, 지체하지 말고 와 달라고 간청하였던 것입니다. 이 장면은 도르가가 공동체에서 사랑받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베드로를 부른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죽음은 공동체 내의 실질적인 위기였고, 특히 과부 공동체의 생존 기반이 흔들리는 사건이었기에 긴박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베드로를 부를 때 지체하지 말고 와 달라고 간청하였던 것입니다.  과부들이 베드로에게 옷을 보여 주며 우는 장면은 감정적 애도의 표현이면서 동시에 도르가의 노동이 공동체에 얼마나 필수적이었는지를 증언하는 결정적 증거입니다. 

    베드로의 방문과 도르가의 회복 이야기는 사도행전이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드러냅니다. 하나님 나라의 생명력은 추상적인 신앙 고백이 아니라, 공동체를 살리는 구체적 삶의 구조 안에 있다는 점입니다.

    5. 도르가가 보여 주는 사도행전의 경제 신학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도르가의 옷 만드는 수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활동 사도행전 9장 36절 부터 시작되는 도르가 이야기는 사도행전 전체가 말하는 재산과 노동의 신학을 응축해서 보여 줍니다. 사도행전에서 재산은 멀리 해야만 하는 무조건적으로 나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조건적으로 좋은 복도 아닙니다. 중요한 핵심은 재산과 노동이 누구를 위해  어떻게 사용되는가입니다. 엘리자베스 쉬슬러 피오렌자(Elisabeth Schüssler Fiorenza)는  자신의 저서 『In Memory of Her』에서 도르가와 같은 여성들을 '재정과 노동을 통해 제자도를 실천한 인물들'로 규정합니다. 그녀는 이들이 비록 설교하지 않았을지라도, 자신의 자원과 노동을 통해 복음을 선포했다고 평가합니다. 도르가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달란트 다시 말해 기술과 시간을 공동체를 살리고 유지하는데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복음은 교리로만 머물지 않습니다. 경제 구조 속에서 구현된 삶의 방식으로 사람들 가운데 뿌리내릴 수 있었습니다.

     

    도르가의 옷 만드는 수공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활동은 오늘날 한국 기독교 신앙인들에게 '과연 우리의 노동과 소비를 포함한 모든 삶의 방식 속에서 신앙이 어떻게 드러나고 있는가'라고 묻고 있습니다. 말보다는 삶으로 응답한 도르가처럼 우리 역시 이제는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줄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