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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경제적 차원에서 바라본 황제에게 바치는 세금(마 22:15~22)

📑 목차

    신약성서 마태복음 22장 15절부터 22절까지 기록된 황제에게 바치는 세금에 관한 내용을 경제적 차원에서  분석합니다. 예수가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말한 답변내용의 궁극적 의미를 살펴봅니다. '세금'과 '돌려주다'에 해당하는 헬라어와 함께 로마제국 조세 제도에 대해 알아봅니다.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경제적 차원에서 바라본 황제에게 바치는 세금(마 22:15~22)

    1. 바리새파 사람들의 질문과  그 질문의 의도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는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를 올무에 걸리게 할 목적으로 질문을 하면서 시작합니다. 마태복음 22장 15절은 "그 때에 바리새파 사람들이 나가서, 어떻게 하면 말로 트집을 잡아서 예수를 올무에 걸리게 할까 의논하였다"(새번역)고 기록합니다. 여기서 '올무'는  헬라어로 παγιδεύω(pagideuō, 파기데우오)입니다. 뜻은 '덫을 놓다'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질문 자체가 함정이었던 것입니다. 로마 제국은 점령지에 인두세와 토지세를 부과하였습니다. 이 중에서 인두세를 낸다는 것은 로마 황제의 주권을 인정하는 상징적인 행위로 받아들여 졌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를 기록한 유대인 역사가 요세푸스(Flavius Josephus)는 자신의 저서 『Jewish Antiquities』에서 인두세에 대한 유대인의 반발이 사회적 긴장을 일으켰다고 기록합니다. 이것은 세금 납부는 단순한 경제 행위가 아니라, 정치적 충성의 표현이었기 때문입니다. R. T. 프랑스(R. T. France)는 자신의 저서 『The Gospel of Matthew』에서 바리새파 사람들의 이러한 질문은 예수를 '로마 반역자로 몰거나, 민중의 지지를 잃게 만들려는 이중 함정'이라고 설명합니다. 만약 예수가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라고 하면 유대인 민족주의자들의 반감을 살 수 있는 상황이었고 반대로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지 말라고 하면 로마로 부터 고발당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2. 황제의 형상이 새겨진 동전과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인간 

    바리새파 사람들이 예수에게 던진 "황제에게 세금을 바치는 것이 옳으냐?"(새번역)는 질문은 단순하게 로마에세금을 내는 것이 옳은 것인지 혹은 로마에 세금을 내지않는 것이 옳은 것인지를 물어보는 질문이 아니었습니다. "누구에게 충성해야 하느냐?"라는 더 큰 의미가 담긴 질문이었습니다. 이때 예수는 마태복음 22장 19절에 "세금으로 내는 돈을 나에게 보여 달라"(새번역)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가져온 것은 '데나리온 한 닢'이었습니다. 데나리온은 헬라어 δηνάριον(dēnarion, 데나리온)으로, 로마 은화입니다. 당시 데나리온의 앞면과 뒷면에는 황제의 초상과 신격화된 황제의 칭호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예수께서는 또다시 20절 "이 초상은 누구의 것이며, 적힌 글자는 누구를 가리키느냐?"(새번역)라고 질문합니다. 이때 그들은 21절에 "황제의 것입니다."(새번역)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동전에 새겨진 '로마 황제의 형상'입니다. 동전에 로마 황제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는 것은 그 동전이 로마 제국이 만든 것이며, 로마의 경제 질서 안에 속해 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렇다면,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새번역)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여기서 '돌려주다'는 헬라어로 ἀποδίδωμι(apodidōmi, 아포디도미)입니다. 의미는 '되돌려 주다', '마땅한 것을 갚다'라는 의미입니다. 황제의 형상이 새겨진 동전은 황제의 통치 영역 안에 있으니, 마땅히 세금으로 돌려주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벤 위더링턴 3세(Ben Witherington III)는 자신의 저서 『The Gospel of Matthew』에서 "예수는 세금 문제를 소유권 문제로 전환하셨다."고 설명합니다. 동전에 황제의 형상이 있다면 그것은 황제의 통치 영역에 속합니다. 그러나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 εἰκών(eikōn, 에이콘)으로 창조되었습니다. 동전에 황제의 얼굴이 새겨져 있다면 그 동전은 황제에게 속한 것이라고 보는 것처럼,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진 존재이기 때문에 바로 하나님께 속한 것이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하면 예수가 21절에서 말한 "그렇다면,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 의 뜻은 동전에 로마 황제의 형상이 새겨졌으니 동전은 로마 황제에게 돌려주고,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졌으니 인간은 하나님께 돌려줘야 한다는 뜻입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이 새겨졌으니 인간은 하나님께 돌려줘야 한다는 뜻을 확장해 보면 인간의 예배와 충성 역시 하나님께 돌려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로마 돈에는 황제의 얼굴이 있지만, 인간에게는 하나님의 형상이 있습니다. 돈은 황제에게, 인간은 하나님께 돌려줘야 합니다. 그래서 벤 위더링턴 3세(Ben Witherington III) 은 "예수는 세금 문제를 소유권 문제로 바꾸셨다"고 설명한 것입니다. 바라새파 사람들은 로마 황제에게 바치는 세금과 관련한 질문을 했지만, 예수는 "인간의 주인은 누구냐?”라는 더 근본적인 문제를로 바꾸어 놓으신 것입니다. 

    3.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궁극적인 소속과 성경적인 경제 윤리

    구약성서 창세기 1장 27절 상반절은 "하나님이 당신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다"(새번역)고 선언합니다.  따라서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 즉 헬라어로 εἰκών(eikōn(에이콘)입니다. 따라서 21절 예수가 21절에서 말한 "그렇다면,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 대답은 단순히 세금측면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드러내신 것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궁극적 소속을 밝히는 신학적인 선언입니다. 신학자 N. T. 라이트(N. T. Wright)는 자신의 저서 『Jesus and the Victory of God』에서 "예수의 답변은 로마의 권위를 절대화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폭력적 저항을 정당화하지도 않는 하나님 나라의 제3의 길”이라고 설명합니다. N. T. 라이트(N. T. Wright)는 국가와 하나님의 영역을 구분하되, 궁극적 주권은 하나님께 있음을 밝힙니다. "그렇다면,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돌려드려라."(새번역) 라는 예수의 말씀은 결국 세금은 국가에 속해 있고, 인간의 궁극적 가치와 양심, 충성과 예배는 오직 하나님께 속합니다.

     

    정리하면 마태복음 22장 15절에서 22절까지는 표면적으로 세금 논쟁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소유권과 충성 및 형상 그리고 통치권의 문제를 포함하는 경제적이면서 신학적인 본문입니다. 사도 바울이 로마서 13장 7절에서 '조세를 바쳐야 할 이에게는 조세를 바치고, 관세를 바쳐야 할 이에게는 관세를 바치고'(새번역)라고 권면 했던 것처럼 마태복음 22장 역시 합법적 조세 의무는 성실히 이행할 것을 권합니다. 더불어 국가는 궁극적인 주권자가 아니라는 점도 밝힙니다. 신학자 크레이그 블롬버그(Craig L. Blomberg)는 자신의 저서 『Neither Poverty nor Riches』에서 "국가의 기능을 인정하면서도, 재산과 인간 가치는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두는 것이 성경적인 경제 윤리다"라고 설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