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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국제 경제 엿보기 : 스바 여왕의 왜 솔로몬을 찾아왔는가(열왕기상 10:1~10 중심으로)

📑 목차

    솔로몬 왕국의 명성을 듣고 찾아온 스바 여왕은 단순한 순례자가 아니라 국제경제 행위자였습니다. 열왕기상 10:1–10을 중심으로 고대 근동 국제경제을 살펴보고, 스바 여왕의 방문을 정치적이고 경제적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고대 국제 경제 엿보기 : 스바 여왕의 왜 솔로몬을 찾아왔는가(열왕기상 10:1~10 중심으로)

    1.  들어가는 말

    열왕기상 10장 1절–10절은 교회 전통적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로 명성이 자자했던 솔로몬을 만나기 위해 방문한 이방 여왕'이라는 신앙적인 이야기로 읽혀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열왕기상 10장 1절~10절의 내용이 담고 있는 경제적 의미, 정치적 의미, 외교적 의미를 충분히 드러내지 못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은 단순하게 이방 여왕인 스바 여왕이 솔로몬의 지혜를 확인하고 찬양하는 글이 아닙니다. 고대 근동 국제경제 질서 속에서 이루어진 국가 간 경제 외교 사건입니다. 그 중심에 이방 여성 통치자가 주체적으로 등장하는 이례적인 사건을 다루는 본문입니다. 

     

    구약성경 열왕기상 10장은 이방 여왕의 방문 사건을 솔로몬 시대 이스라엘이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국제경제 문서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2. '스바'의 지리적 위치와 경제적 위상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스바(Sheba)는 히브리어 성경에서 שְׁבָא(Šĕbāʾ)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상당수의 고고학 혹은 역사학 연구에 의하면 스바는 오늘날의 아라비아 반도 남서부에 위치한 국가인 '예멘'으로 봅니다. 이 지역은 고대 세계에서 경제적으로 중요한 지점이었습니다. 유향,몰약,향신료 무역의 중심지였습니다. 인도양과 아프리카 및 지중해를 대상 무역의 네트워크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또한 전략적으로 사막 무역로를 통제하는 국가였습니다. 다시 말하면 스바는 아라비아 반도 끝단의 변방에 있는 가난한 나라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안으로는 국가 경제적으로 밖으로는 상업적으로 중심이 되어 고대의 세계 경제를 실질적으로 움직이던 국가였습니다.

    3. '솔로몬의 명성을 듣고서~어려운 질문으로 시험해 보려고' 경제적 의미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열왕기상 10장 1절에는 "스바 여왕이, 주님의 이름 때문에 유명해진 솔로몬의 명성을 듣고서, 여러 가지 어려운 질문으로 시험해 보려고 솔로몬을 찾아왔다."(새번역) 라고 기록합니다. 여기서 '명성을 듣다'라는 말을 히브리어로 שֵׁמַע(šēmaʿ,세마)로 표기합니다. 이때 이 표현은 단순한 소문 청취를 가리키지 않습니다. 공식적으로 검증된 평판을 의미합니다. 오늘날로 말하면 국가의 신뢰도 혹은 브랜드 가치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이러한 솔로몬의 검증된 평판을 어려운 질문으로 그의 명성을 시험에 보기 위해 스바 여왕은 솔로몬을 찾아 왔습니다. 

     

    '어려운 질문으로 시험해 보려고'는 '외교적 검증 과정'를 가리킵니다. 히브리어  חִידוֹת(ḥîdôt, 히도트)는 수수께끼들, 난제들, 어려운 질문들을 뜻합니다. 여기서는 정책 수행과 통치 능력을 증험하는 고급 질문을 의미합니다. 고대 근동에서 왕과 왕의 만남은 분쟁 해결 능력과 자원 배분의 원칙 및 노동과 조세 경제 관리를 평가하는 자리였습니다. 또한 외교 관계 유지 능력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스바 여왕은 솔로몬의 지혜를 국가 경제 시스템 운영 능력으로 시험하고 있었습니다. 스바 여왕은 이 명성을 하나님의 이름과 관련한 신앙적 이유가 아니라 경제적 판단의 근거로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4. 스바 여왕이 가져온 예물의 목록은 경제 문서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열왕기상 10장 2절은 "여왕은 수많은 수행원을 데리고 또 여러 가지 향료와 많은 금과 보석을 낙타에 싣고 예루살렘으로 왔다."(새번역)라고 기록합니다. 스바 여왕이 가져온 이러한 예물들은 단순한 감사와 찬양의 표시라기 보다는 더 큰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여왕이 가져온 품록 중 여러 가지 향료는 스바 경제에 있어서 핵심 수출품목이었습니다. 금은 그 당시 국제적 결제 수단으로 활용되었습니다. 보석은 부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교환할 수 있는 재화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러한 품목들은 오늘날로 말하면 무역 협상에 앞서 제시되는 경제 포트폴리오와도 같습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준비하고 솔로몬 왕을 찾아온 스바 여왕 두고서 구약학자 존 브라이트(John Bright)는 그의 저서 ' A History of Israel '에서 "스바 여왕의 방문은 종교적 순례가 아니라, 고도로 조직된 외교적이고 상업적인 접촉이다."라고 해석합니다. 

    5. 솔로몬의 지혜는 '말'이 아니라 '잘 갖추어진 국가 체계'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열왕기상 10장 3절~5절은 "솔로몬은, 여왕이 묻는 온갖 물음에 척척 대답하였다. 솔로몬이 몰라서 여왕에게 대답하지 못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스바의 여왕은, 솔로몬이 온갖 지혜를 갖추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또 그가 지은 궁전을 두루 살펴 보고, 또 왕의 식탁에다가 차려 놓은 요리와, 신하들이 둘러 앉은 모습과, 그의 관리들이 일하는 모습과, 그들이 입은 제복과, 술잔을 받들어 올리는 시종들과, 주님의 성전에서 드리는 번제물을 보고, 넋을 잃었다."(새번역)라고 기록합니다. 이러한 기록을 볼 때 솔로몬의 지혜라는 것을 다른 말로 말하면 국가 운영의 논리와 구조를 설명할 수 있는 체계적 지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월터 브루그만(Walter Brueggemann)은 그의 저서  'First and Second Kings' 에서 솔로몬의 지혜를  "솔로몬의 지혜는 개인의 도덕성이 아니라 제국을 관리하는 행정기술이다" 라고 정의합니다.

     

    스바 여왕이 이스라엘에 와서 본 것은 국가 전체에 작동하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스바 여왕이 본 솔로몬이 지혜를 갖추고 다스리는 국가 전체 시스템은  정치적으로 안정되어 있었습니다. 법과 행정이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국제 교역의 안전을 보장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또한 스바 여왕이 이스라엘에서 와서 본 것은 경제 시스템이었습니다. 열왕기상 10장 3절에서 ' 솔로몬은, 여왕이 묻는 온갖 물음에 척척 대답하였다.'고 했는데 여기에는 사법 체계, 조세 구조, 노동 조직, 국제 조약에 대한 체계적 지식도 포함됩니다. 사법체계를 정비하는 것은 시장과 생산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기반이 되었습니다. 조세 구조는 왕국 전체의 생산력을 계산하고 배분하는 체계적 조세 시스템으로 작동되었습니다. 노동조직 역시 노동을 조직하고 배치하는 지혜를 기반으로 국가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관리 능력으로 가능했습니다. 국제 조약을 통해 외교와 조약을 맺어서 경제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이어갔습니다.

     

    결국 솔로몬의 지혜는 경제 시스템 곧 재정을 지속 가능하게 설계하는 능력으로도 발휘되었던 것입니다. 솔로몬의 지혜는 추상적 관념으로만 머문 것이 아니라, 국가 운영 능력으로 드러났음을 스바 여왕은 목격하였습니다. 월터 브루그만(Walter Brueggemann)은 그의 저서 '  First and Second Kings' 에서 "솔로몬의 지혜는 개인의 덕목이 아니라 제국을 운영하는기술이었다" 라고 기록합니다.

    6. 스바 여왕의 정치적이고 경제적인 확신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스바 여왕은 열왕기상 10장 7절에서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보니, 오히려 내가 들은 소문은 사실의 절반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듣던 말보다 더하도다"(새번역) 라고 고백합니다. 이것은 모든 정보를 묻고, 보고, 살피는 등의 검증을 한 후에 내린 결론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사전 정보 수집,현장 방문,질의 응답,실물 관찰의 과정을 거쳐서 내린 결론인데 이러한 과정은 오늘날 기업 인수나 국가 협력에서 이루어지는 '실사(due diligence)'와 동일한 과정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스바 여왕은  외교적 언어로  9절에서 "임금님의 주 하나님께 찬양을 돌립니다."(새번역)라고 말합니다. 이 표현을 개인적 신앙 고백으로 읽기 보다 스바 여왕의 정치적 발언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고대 세계에서 왕국의 번영은 그 나라 신의 질서와 직결되었기 때문에 스바 여왕의 발언은 "당신의 통치 질서는 신적 정당성을 갖추고 있다"는 최상급 외교적 승인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