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차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창세기 4장 2절에서는 아벨과 가인이 인류 최초의 목축과 농업이라는 분업 경제구조를 보여 줍니다. 분업화가 되면서 나타난 경제활동의 다양성과 경쟁에 대해 살펴봅니다.


1. 창세기 4장 2절에 시작된 분업의 경제구조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창세기 3장 23절 이후에 인간의 삶은 경제적 결핍과 위험 및 불확실성의 상황으로 접어들었습니다. 에덴 동산에서 쫓겨난 이후 인간은 생존을 위해 노동을 해야 했습니다. 창세기 4장은 그 생존 경제가 어떻게 구조화되기 시작했는지를 보여 줍니다. 창세기 4장 2절에는 " 하와는 또 가인의 아우 아벨을 낳았다. 아벨은 양을 치는 목자가 되고, 가인은 밭을 가는 농부가 되었다."(새번역)라고 기록합니다.
창세기 4장 2절의 짧은 문장 안에 인류의 경제사에 있어서 중요한 전환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본문은 단순한 직업 소개가 아니라, 인류 최초의 분업 구조를 소개합니다. 다시 말해 경제 활동의 전문화가 시작되었음을 보여 주는 구절입니다. 창세기 4장 2절은 인간의 삶에 있어서 필수요소인 경제가 한 사람이 다양한 기능을 하는 노동으로 부터 직업별로 분화되면서 역할도 구분되는 구조로 바뀌는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구약학자 게르하르트 폰 라드(Gerhard von Rad)는 그의 저서 <Old Testament Theology, Vol. 1> 에서 "창세기 4장은 타락이후 인간 사회가 단순한 생존을 넘어 경제적 조직을 형성하기 시작한 첫 장면이다." 라고 평가합니다. 다시 말해, 가인과 아벨의 등장은 직업을 드러내기 위함보다는 경제 질서의 출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밭을 경작하는 가인의 농업 경제의 정착성과 위험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창세기 4장 2절은 " 하와는 또 가인의 아우 아벨을 낳았다. 아벨은 양을 치는 목자가 되고, 가인은 밭을 가는 농부가 되었다."(새번역)라고 기록합니다. 아담과 하와의 첫번째 아들 가인은 '밭을 가는 농부 '로 소개됩니다. 히브리어 성경 본문은 가인을 'עֹבֵד אֲדָמָה'(오베드 아다마)로 기록합니다. 즉 '토지를 경작하는 노동자'로 묘사합니다. 이 말의 뜻은 이동형태가 아닌 정착형태의 경제를 전제합니다. 정착형태의 농업 경제는 특정 지역에 고정적으로 정착해야 합니다. 또한 씨앗이나 계절 및 기후에 의존도가 높습니다. 수확까지 시간이 소요되고 불확실성이 크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약학자 존 골딩게이 (John Goldingay)는 그의 저서 <Old Testament Theology> 에서 농업 경제를 두고 "농업은 생산량이 크지만 위험이 높은 경제 형태이며 인간이 자연 조건에 깊이 종속되는 구조를 만든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결국 가인의 농업 경제 활동은 장기 투자형 경제이며, 동시에 실패 가능성이 높은 구조를 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목축을 하는 아벨의 목축 경제의 이동성과 유연성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창세기 4장 2절은 "하와는 또 가인의 아우 아벨을 낳았다. 아벨은 양을 치는 목자가 되고, 가인은 밭을 가는 농부가 되었다."(새번역)라고 기록합니다. 여기서 가인의 동생 아벨은 양을 치는 목자, 즉 목축 노동자로 등장합니다. 이것은 가인이 종사하고 있는 밭농업과 전혀 다른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목축 경제는 절대적으로 이동해야 하는 업종입니다. 또한 기후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밭농업에 비해서 비교적 단기적으로 생존에 유리합니다.
성서학자 노먼 고트왈드(Norman K. Gottwald)는 그의 저서 <The Tribes of Yahweh>에서 목축 경제를 "목축은 고대사회에서 가장 유연한 경제형태로 위기 상황에서 생존 가능성이 높은 구조였다."라고 설명합니다. 목축에 종사하는 아벨의 경제 활동은 오늘날의 표현에 의하면 리스크 분산형 경제로 말할 수 있습니다.
4. 분업은 경제구조에 있어서 갈등의 씨앗이 됨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경제학의 관점에서 분업은 인류 문명 발전의 핵심 동력이었습니다. 아담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말했듯이, 분업은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키고 사회 전체의 부를 증대시키는 구조입니다. 창세기 4장 역시 이러한 분업 구조의 성경적 기원을 보여 줍니다. 가인은 밭농업을 하는 농업 노동자였고, 아벨은 양을 치는 목축 노동자였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직업 소개가 아니라, 인간 사회가 단일한 생존 노동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생산 영역으로 분화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줍니다. 다시 말해, 창세기 4장은 성경이 제시하는 최초의 경제적 분업 구조입니다.
이 형제들의 서로 다른 업종은 각자의 업종에 대한 경제 상황을 대표합니다. 서로 다른 각자의 경제 상황을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형 가인은 이동성이 낮고,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까지 장기간 시간이 걸릴 뿐만 아니라 기후에 많은 영향을 받아 흉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밭농업을 하였습니다. 동생 아벨은 반드시 이동을 해야하고,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까지 짧은 시간이 걸리지만 질병이나 약탈에 취약한 목축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분업의 긍정적 효과만을 묘사하지 않습니다. 분업은 필연적으로 생산물을 비교하고, 기여도를 평가하면서 그에 따른 인정과 보상의 차이를 가져오게 됩니다.
가인과 아벨의 제사는 단순한 종교 행위가 아니라, 각자의 경제 활동 결과물을 하나님께 가져오는 행위였습니다. 문제는 제사 그 자체보다, 그 제사가 불러온 비교의 구조가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누구의 생산물이 더 가치 있는가?, 누구의 노동이 더 인정받는가?, 누구는 받아들여지고, 누구는 거절되는가?"라는 질문을 낳게 되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분업은 축복보다는 경쟁의 구조로 전환됩니다.
구약학자 브루스 월트키(Bruce K. Waltk)는 그의 저서 <Genesis: A Commentary> 에서 "분업의 출현은 생산성을 높였지만 동시에 비교와 경쟁을 불러왔다."라고 분석합니다. 이러한 월트키의 평가는 창세기 4장을 경제 구조의 발전이 인간 내면의 윤리적 성숙을 앞설 때 발생하는 긴장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증거합니다. 다시 말해서 경제 시스템은 발전했지만 그 시스템을 감당할 인간의 마음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 문장을 '구조는 발전했으나, 관계는 준비되지 않았다'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가인의 분노와 질투는 개인적 성격 결함이 아니라, 비교와 평가를 전제로 하는 경제 구조 속에서 발생한 최초의 사회적 폭력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은 오늘날의 시장 경쟁, 성과주의, 상대적 박탈감이 어떻게 폭력과 파괴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통찰하게 하는 매우 현대적인 메시지로 볼 수 있습니다.
5. 하나님은 경제 구조에서 직업이 아니라, 태도를 보심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창세기 4장을 읽으면서 흔히 발생하는 오해는 "하나님은 농업보다 목축을 더 좋아하시는 것인가."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 어디에서도 하나님이 특정 직업이나 경제 형태를 우월하게 평가하시는 부분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다만 히브리서 11장 4절은 이러한 오해를 풀어줄 단초를 제공해 줍니다. "믿음으로 아벨은 가인보다 더 5)나은 제물을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이런 제물을 드림으로써 그는 의인이라는 6)증언을 받았으니, 하나님께서 그의 예물에 대하여 증언하여 주신 것입니다. 그는 죽었지만, 7)이 믿음으로 말미암아 아직도 말하고 있습니다."(새번역)
히브리서 11장 4절에서 하나님이 보신 것은 '목축이냐 농업이냐'가 아니라 '믿음과 태도'였습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매우 중요한 신학적 선언입니다. 성경은 하나님이 인간의 경제 활동 자체를 평가하지 않지만, 경제 활동의 결과를 맺었을 때 누구앞에, 어떤 마음으로, 무엇을 가지고 가는지 주의 깊게 살피신다고 말 합니다. 따라서 여기에서 가인의 문제는 생산성이 아니었습니다.
농업은 고대 사회에서 가장 안정적인 생존 경제였습니다. 문제는 자신의 생산물을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 두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구약 윤리학자 크리스토퍼 J. H. 라이트(Christopher J. H. Wright)는 자신의 저서 <Old Testament Ethics for the People of God> 에서 "하나님은 특정 경제 형태를 선호하신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신의 생산물을 어떻게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 두는지를 보신다."라고 분석합니다.
크리스토퍼 J. H. 라이트(Christopher J. H. Wright)는 창세기 4장을 경제 윤리의 출발점으로 위치시킵니다. 그러면서 라이트는 성경의 관심은 언제나 "벌어들인 것을 누구의 통치 아래 두었는가?"를 핵심에 두면서 "어떻게 벌었는가?"를 중요하게 여기고, 부차적으로 "무엇을 벌었는가?"를 묻는다고 말합니다.
라이트가 말한 논리에 적용하면 아벨은 자신의 노동 결과를 은혜에 대한 응답으로 하나님께 바쳤고, 가인은 자신의 노동 결과를 자기 의로움의 증거로 하나님께 바쳤기 때문에 하나님은 아벨이 바친 제물을 반기셨던 것입니다. 결국 이러한 차이는 제사의 수용 여부를 갈랐고, 더 나아가서는 인류 최초의 폭력으로 이어졌습니다.
6. 현대 경제에 주는 교훈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창세기 4장 2절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인간이 생존을 위해 서로 다른 경제 전략을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분업과 경쟁이 동시에 등장했음을 보여 줍니다. 가인과 아벨은 인류 최초의 경제 실험이었습니다. 이들은 인류 최초의 분업 경제 주체였습니다. 아벨은 인류 최초의 목축하는 목자였고, 가인은 인류 최초의 밭농업 노동자 였습니다. 직업의 차이는 곧 경제 전략의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경제 구조의 다양성은 필요합니다. 경제 구조의 다양성은 '비교와 특권 의식'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합니다. 이러한 '비교와 특권 의식' 은 공동체를 파괴합니다. 성경은 분업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분업 위에 세워진 경쟁과 질투를 경고합니다.
더 나아가서 창세기 4장은 "분업은 하나님의 창조 질서 안에 있었음을 말합니다." 그러나 분업은 자동으로 선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경제 구조의 발전은 반드시 윤리적 성숙과 함께 가야함을 주장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경제 활동의 형태가 아니라 방향을 보시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4장은 고대 이야기지만, 성과와 비교 및 경쟁이 일상이 된 지금의 경제 사회를 향한 경고이자 통찰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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