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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적 관점으로 본 마태복음 6:24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

📑 목차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마태복음 6장 24절의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새번역)"라는 말씀을 경제학적·신학적으로 분석합니다. 헬라어 원어 풀이, 성경학자의 해석, 경제학적 해석, 예수의 돈(재물)에 대한 재해석 등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서술하겠습니다.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경제학적 관점으로 본 마태복음 6:24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마태복음 6장 24절은 신앙과 경제 활동을 분리하기 어려운 현대 사회에서 가장 자주 오해되는 구절 가운데 하나입니다. 새번역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 한쪽을 미워하고 다른 쪽을 사랑하거나, 한쪽을 중히 여기고 다른 쪽을 업신여길 것이다.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마태복음 6:24)

     

    여기서 '재물'로 번역된 단어는 헬라어 μαμωνᾶς (mamōnas, 마모나스)로, 단순히 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인격화된 “재물의 힘, 재물의 지배”를 가리킵니다. 이 말씀은 기독교가 경제활동을 금지하거나 부 자체를 악으로 보는 선언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의 마음이 무엇을 중심으로 움직이는지, 인간이 어떤 가치에 지배되는지를 묻는 경제윤리의 핵심 텍스트입니다.

    1. ‘재물’의 원어적 의미와 경제 권력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마태복음 6:24의 핵심 단어 'μαμωνᾶς (mamōnas, 마모나스)'는 아람어 māmôn에서 온 말로,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 사람을 지배하는 경제 권력, 곧 자본의 체제화된 힘을 뜻합니다.

     

    유대 전통에서 돈(mamon)은  경제적 대상이면서 동시에 인간을 종속시킬 수 있는 구조적 세력을 의미했습니다. 중립적 가치였지만, 지나치게 의존하면 인간의 주체성을 약화시키고 삶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고 여겨졌습니다.

     

    유대교 문헌(탈무드, 미드라쉬 등)에서 돈(mamon)은 일정 수준을 넘어 인간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하면 영적·도덕적 판단을 흐리게 하는 힘으로 묘사되었습니다.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신약성서에서 예수 역시 돈 혹은 재물과 관련하여서 말할 때는 돈이 주체가 되고 인간이 객체가 되는 전도(顚倒) 현상을 경고하시는 의미로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가 말한 '마모나스'는 다음 세 가지 차원을 모두 포함합니다

    -개인적 차원:
    돈이 인간의 마음과 선택을 지배할 수 있는 내적 힘.

    -사회적·경제적 차원:
    자본이 인간의 노동 방향과 사회 구조를 지배하는 체제적 힘.

    -신앙적·존재론적 차원:
    인간이 무엇을 중심 가치로 삼고, 어디에 충성하며, 무엇에 속할 것인가의 문제.

    이는 단순히 “돈 많이 벌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예수께서 경고하신 것은 돈이 인간의 삶 전체를 구성하는 기준이 될 때 발생하는 존재의 왜곡입니다.

     

    신약학자 '조엘 그린(Joel Green)'은 'μαμωνᾶς (mamōnas, 마모나스)'

    단순한 경제적 단어로만 이해하는 것은 과도하게 축소하는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마모나스는 단순한 '돈'이 아니라, 인간의 충성·전념·의존을 요구하는 구조화된 세력으로 이해해야 한다. 영적·윤리적 중립성을 넘어 하나의 체제적 힘이 될 수 있다.  개인의 도덕적 판단력을 잠식하는 실체이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자본의 자기증식 구조'와도 연결됩니다.

    2. 경제학에서 자본의 자기증식 구조란 무엇인가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경제학에서는 자본(capital) 이란 단순한 돈이 아니라,
    돈을 이용해 또 다른 이익을 만들어내는 힘을 가진 자원을 말합니다.

    자본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쳐 ‘스스로 증식’합니다.

    1. 자본을 투자한다.
    2. 투자를 통해 이익이 발생한다.
    3. 그 이익이 다시 투자되면 또 다른 이익을 만든다.

    즉, 자본 → 투자 → 이익 → 재투자 → 더 많은 자본
    이런 순환이 계속되면서 자본이 저절로 불어나는 구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100만 원을 은행에 넣고 3% 이자를 받는다고 하면,
    1년 뒤에는 103만 원이 됩니다.
    이때 추가 노력 없이 돈이 스스로 돈을 벌어오는 것입니다.

     

    사업에 1,000만 원을 투자했는데 이익이 나서 1,200만 원이 되었다면,
    200만 원의 이익은 자본이 스스로 만들어낸 추가 가치입니다.

    이익금 200만 원을 다시 투자하면 더 많은 이익이 나는
    자본의 자기증식 사이클이 돌아갑니다.

    3. 왜 '자본의 자기증식 구조'가 문제로 지적되기도 할까?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자본이 스스로 증식하는 구조는 자본을 가진 사람에게는 유리하지만,
    자본이 없는 사람은 그 구조에 진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은 다음과 같은 문제도 지적합니다

     

     - 부의 격차 확대
    자본이 있는 사람은 자동으로 더 부자가 되지만,
    없는 사람은 노동으로만 돈을 벌어야 하므로 속도가 느립니다.

     - 경제 권력 집중
    자본이 커질수록 더 많은 사업, 부문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회적 영향력이 집중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 당시 유대 사회에서도 자본이 더 많은 자본을 낳는 구조가 존재했습니다.
    • 따라서 예수는 자본이 가진 중독성과 지배력, 인간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알고
      "재물을 주인처럼 섬기지 말라"고 경고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자본은 그 자체로 중립적이지만, 사람을 지배하는 순간 우상이 된다는 것이
    성경이 강조하는 지점입니다.

    4. 경제학적 관점: 자본의 지배력과 인간의 가치체계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경제학은 자본을 단순한 교환 수단이 아니라 사람의 선택과 행동을 결정하는 강력한 동기 구조로 이해합니다.

    특히 현대 경제학의 효용 이론은 인간이 의사결정을 할 때

    • 소비
    • 소득
    • 위험 회피
    • 미래 기대

    와 같은 요소에 의해 움직인다고 설명합니다. 문제는 이러한 합리적 선택 구조가 어느 순간 인간의 삶 전체를 지배하는 절대 기준이 될 때 발생합니다.

     

    마태복음 6:24이 말하는 "너희는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는 선언은 바로 이 지점과 연결됩니다.
    마태복음 6:24을  경제학적으로 표현하면 

    "인간은 두 개의 지배적 효용 체계를 동시에 최고의 우선순위로 둘 수 없다." 입니다.
    즉, 하나님 나라의 가치체계와 자본의 가치체계는 공존할 수 있으나, 최고의 기준으로는 둘 중 하나만 선택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5. ‘두 주인’ 의 신학적 분석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예수께서 말한 “두 주인”의 구조는 단순 이분법이 아니라 '올바른 선택과 그에 따른 충성의 문제'입니다.

    마태복음 6장 24절에서 예수는 구약에서 재물을 바라보는 시각과 하나님에 대한 이해를 ‘하나님 나라의 도래’라는 신약적 관점 속에서 새롭게 위치시켰습니다.

     

    구약성경에서 재물은 하나님이 주신 축복으로 기록합니다. 예를 들면 아브라함, 이삭, 야곱이 얻은 재물들을 하나님께서 주신 축복으로 서술했습니다. 잠언에서 부를 지혜의 결과로 보았습니다. 십일조, 희년, 안식년에는 부를 “공동체의 선”을 위해 사용하도록 한 제도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구약성서의 재물(돈)에 대한 중심 관점은 '재물은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지만, 사용의 절제가 필요하다.'로 볼 수 있습니다.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예수는 이러한 구약의 가르침을 전면 부정하지 않으시지만, 급박하게 다가오는 하나님 나라의 현실 속에서 재물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새롭게 제시하셨습니다. 다시말해서 '하나님 나라'라는 새로운 틀에서 재해석하셨습니다.

     

    즉, "하나님 나라가 이미 임하고 있고 완성될 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재물에 대한 인간의 태도는 훨씬 더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N. T. 라이트(N. T. Wright)의 해석

    라이트는 "두 주인을 섬기지 못한다"는 선언을 하나님 나라의 가치체계와 세속 경제체제의 충돌로 읽습니다.

    그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수는 경제적 중립성을 말하지 않는다. 인간은 반드시 한 가치체계를 최우선으로 삼게 되고, 하나님 나라와 마모나스 (μαμωνᾶς ,mamōnas, 뜻: 재물) 는 그 최우선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따라서 문제의 핵심은 돈의 소유 여부가 아니라 무엇이 인간의 선택을 지배하느냐는 것입니다.

    -게르하르트 폰 라트(Gerhard von Rad)의 구약적 배경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히브리 성경의 경제관과 구약 경제윤리를 연구한 폰 라트는 "부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나, 하나님을 중심에 두지 않으면 부는 쉽게 주인의 자리를 차지하려 한다."고 말합니다. 또한 "부는 하나님을 중심으로 사용할 때 생명을 살리지만, 부가 중심을 차지하면 인간을 지배한다"고 해석합니다.  

     

    -브루스 월트키(Bruce Waltke)의 지혜문학적 관점

    월트키는 잠언에서 "부는 하나님 중심의 지혜와 연결될 때에만 제 역할을 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인간의 애착을 요구하는 경쟁적 힘이 된다."고 분석합니다.

    "마모나스 (μαμωνᾶς ,mamōnas, 뜻: 재물)는 단순한 화폐가 아니라 인간의 충성심을 요구하는 체제이다. 예수의 말은 두 체제 중 어느 것이 인간의 마음을 지배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선택을 요구한다."

     

    이러한 해석은 예수의 말씀을 단순히 물질 금욕주의가 아니라, 가치 체계의 주권 문제로 이해해야 함을 보여 줍니다.

    6. 대한민국 경제 현실 속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한국 사회는 OECD 국가에서도 상위권의

    • 장시간 노동
    • 높은 사교육비
    • 높은 가계부채
    • 부동산 중심 자산 구조

    를 갖고 있습니다. 경제적 압박이 강할수록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경제적 효율성, 위험 최소화, 소득 극대화를 중심으로 삶을 설계하게 됩니다.

    이때 예수의 말씀은 단순한 종교적 명령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현대적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1. 재물이 삶의 기준이 되는 순간, 인간의 선택은 재물에 종속된다.
    2. 경제적 성공이 인간의 가치를 결정하는 사회에서는 마음의 주권이 약화된다.
    3. 건강한 경제 활동과 자본 축적은 필요하지만, 중심가치가 재물이 되는 순간 삶의 균형이 무너진다.

    이 말씀은 돈이 도구를 넘어 주인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경고의 말씀입니다.

    7. 결론

    성경에 나타난 경제관념 마태복음 6:24의 "하나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는 예수의 말씀은 부정적 금욕주의가 아니라 가치 체계의 중심 문제를 묻는 선언입니다. 삶에 있어서 경제 활동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경제활동과 신앙은 충돌하지 않습니다.

     

    예수의 핵심 메시지는 “돈을 벌지 말라”가 아니라
    “돈이 삶의 주인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게 하라”는 것입니다.

    헬라어 '마모나스 (μαμωνᾶς ,mamōnas, 뜻: 재물)'는 단순한 재물이 아니라 인간의 충성심을 요구하는 구조화된 경제 권력이기 때문입니다. 

     

    '부' 자체는 선도 악도 아니지만, 재물이 중심이 되는 순간 인간의 자율성과 신앙적 가치는 흔들리게 됩니다. 대한민국과 같은 고압적 경제 구조 속에서 삶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경제 활동을 포함한 모든 영역을 하나님 나라의 가치 안에서 재해석하라는 초대입니다.